고기를 사랑하는 한국인, 우리는 언제부터 고기를 먹었나
한국인은 언제부터 소고기를 먹었을까요?.
우리 민족은 부족국가 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는 수렵과 목축이 성행하여 육류 요리가 발달하였습니다.
미리 조미한 고기를 꼬챙이에 꽂아 구운 맥적(貃炙)은 고구려 시대 때부터 즐겨먹던 우리 고유의 고기 요리로 불고기의 원조라고 할 수 있죠. 고구려의 안악 3호분 벽화에는 외양간과 마구간, 고기를 보관하는 저장고도 그려져 있는데, 고기 여러 점을 갈고리에 꿰어 걸어 놓은 이 저장고 그림을 보면 귀족들은 고기를 넉넉히 먹을 수 있는 계급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삼국시대에 들어서면서 농경 정착과 불교문화 정착으로 육식이 금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고려말 불교가 쇠퇴하고 육식을 즐기는 원나라(몽골)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육식 풍조가 다시 성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기를 물에 넣어 끓인 탕류를 비롯하여 맥적의 전통에 기반을 둔 설야멱적이라는 구이 요리가 등장한 것도 이 시기였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고기를 즐겼는지는 옛 그림과 문학 작품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조선 후기 풍속화가 단원 김홍도의 ‘설후야연(雪後野宴)’은 야외에서 벌이는 잔치 풍경을 그린 작품입니다. 눈이 쌓여 있는 겨울인데,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러 명의 남자가 기생들과 함께 야외에서 화로 위에 둥근 철판 같은 것을 올려놓고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그림입니다. 그 옆에는 여러 종류의 그릇이 올려진 소반과 술병이 있어 배불리 먹고 노는 흥겨움이 잘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당시 양반들 사이에서는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일이 일종의 풍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풍류를 즐기던 풍습 중 하나로 ‘난로회煖爐會’라는 것이 있는데, 19세기에 쓰인 <동국세시기>에는 ‘서울 풍속에 음력 시월 초하룻날, 화로 안에 숯을 시뻘겋게 피워 놓고 둘러앉아, 기름장·달걀·파·마늘·산초 가루로 양념한 소고기를 석쇠 위에 올려놓고 구우면서 먹는 것을 ‘난로회’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음력 시월이라는 날짜로 보나, 소고기를 구워 먹는다는 설명으로 미루어 볼 때 김홍도의 ‘설후야연’이 바로 ‘난로회’의 풍경을 묘사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조선시대 내내 우금령이 내려지다시피 했지만 소고기는 이렇게 잔치에서 대접하는 음식으로, 양반들의 풍류로 명맥이 이어졌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기 섭취량은 전 세계 고기 섭취량과 견줘 봐도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고, OECD 국가 중에서도 중위권에 속한다고 합니다.
1인당 고기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추월했고, 이제 밥심이란 말이 옛말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GOOFY.